– 초기 진술이 처벌 수위 좌우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법원이 이를 중대한 범죄로 판단하는 기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면허 미보유 또는 면허 취소·정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데 더해 음주까지 동반된 경우, 재판부는 반복적인 법규 위반과 높은 사회적 위험성을 주요 판단 요소로 삼아 엄격한 형사처벌을 적용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사건에서는 실형 선고가 더 이상 이례적인 결과가 아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무면허운전에 대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양형은 이 기준을 상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운전 경위, 혈중알코올농도, 사고 여부, 도주 정황, 기존 음주운전 전력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이다. 초범이라도 사안이 중대하면 실형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특히 “무면허운전은 벌금으로만 끝날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무면허는 단순 행정위반이 아니라 기존 처벌 경력이 있는 경우 반복적 법규 위반으로 판단되며, 여기에 음주가 결합할 경우 가중처벌이 불가피하다.
무면허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처벌 수위는 크게 높아진다. 무면허운전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며,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다. 음주 상태가 확인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상해 사고는 최대 15년 이하 징역, 사망사고의 경우 무기징역 선고까지 가능하다. 보험 가입 여부나 피해자와의 합의는 기소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단속 과정에서 측정 요구를 거부하거나 도주하는 경우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음주측정거부는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2000만 원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는 독립 범죄이며, 단속 불응이나 도주 정황이 확인되면 ‘도주의 우려’가 인정되어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는 이후 실형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교통사고 전문 김묘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집현전)는 무면허 음주운전 사건에서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무면허 음주운전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사회적 위험을 동반한 반복적 위법 행위로 평가된다”며 “초기 진술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면 이후 방어 전략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범 방지 조치, 피해 회복, 관련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양형 요소가 존재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재판부가 긍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사건 초기에 대응의 방향을 잡는 것이 실형 여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무면허 음주운전 사건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이를 가볍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초범이라 하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거나 사고·도주 정황이 있다면 실형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합의서나 반성문 제출만으로 사건이 마무리되기 어렵고, 조사 단계에서의 태도와 진술 내용이 전체 사건의 흐름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무면허 음주운전은 단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형사처벌이 따르는 중대한 범죄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사건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법률적 기준에 맞춘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