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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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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지막 운전, 6700만원 청구서로 돌아오다

교통사고 사망 후 날아온 건보공단 환수 통지…경찰 ‘신호위반’ 판단에 유족 ‘지병으로 인한 의식상실’ 반박

 

신호위반인가, 의식상실인가… 아버지의 마지막 운전, 6700만원 진료비 폭탄으로 돌아온 사연

평생 운전대를 잡은 아버지의 마지막 길이 6700만원짜리 청구서로 돌아왔다. 트럭 운전사 A씨가 비극적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유족에게 날아든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진료비 환수 통지였다.

경찰이 사고 원인을 ‘신호위반’으로 결론 내리자, 건보공단은 이를 ‘중대한 과실’로 보고 건강보험 적용을 취소한 것이다.

 


 

블랙박스 속 ‘이상한 질주’…신호위반인가, 의식상실의 비극인가

사건은 지난 8월 인천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복합 질환을 앓던 A씨의 트럭은 다른 차들보다 눈에 띄게 느리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굉음을 내며 돌진해 앞서가던 차량과 버스 등을 들이받았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주 만에 끝내 숨을 거뒀다.

유족은 블랙박스 영상을 근거로 “운전 중 쇼크나 의식상실 같은 급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통제력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소와 다른 주행 패턴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원인을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종결했다. 건보공단은 이 결론을 근거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급여의 제한)를 적용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며 A씨의 치료비 전액을 환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6700만원의 굴레…’중과실’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1억 원이 넘던 빚을 3000만 원까지 줄이며 희망을 보던 유족에게 6700만 원은 감당할 수 없는 무게였다. 설상가상으로 A씨의 운전자 보험은 이미 만료된 상태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건보공단의 조치가 성급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김묘연 변호사(법무법인 집현전)는 “신호위반이라는 사실만으로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운전자가 통제 불능 상태였다면 과실을 따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아니면 ‘피할 수 없는 질병 악화’였는지를 법적으로 가리는 싸움이 시작됐다. 유족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건보공단에 이의신청을 해야 하고, 여기서 기각되면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과실이 아님을 유족 측이 입증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법원 “의식 잃고 낸 사고, 운전자 책임 없다”…유족의 마지막 희망

유족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법원은 비슷한 사건에서 운전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뇌전증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낸 사건에서, 법원은 운전자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수원지방법원 2022. 6. 30. 선고 2020고단8190 판결). 재판부는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형법 제10조를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다. 의식이 없는 상태의 행위는 과실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결국 A씨의 사건도 ‘운전 당시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였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A씨의 기존 진료기록과 사고 당시 상태에 대한 의학적 소견, 그리고 블랙박스에 담긴 이례적인 주행 모습이 진실을 밝힐 결정적 증거가 될 전망이다.

출처: 아버지의 마지막 운전, 6700만원 청구서로 돌아오다 – 로톡뉴스
https://lawtalknews.co.kr/article/F50DT0F01Y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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